伊처럼 서서 홀짝…'진한 맛' 에스프레소 뜬다

입력 2020-02-19 17:29   수정 2020-02-20 00:55

서울 신당동의 카페 리사르커피로스터스. 카페와 어울리지 않는 약수시장에 자리잡고 있다. 처음 간 이들은 여러 번 놀란다. ‘국민 커피’인 아메리카노와 라테가 없다. 9종의 에스프레소 메뉴가 각 1500~2500원. 서서 마시기 편하도록 높은 테이블이 놓인 매장은 쉴 새 없이 몰려드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평일 기준 하루 6시간만 문을 여는 이곳에선 매일 100~200잔의 에스프레소 음료가 팔린다. 이민섭 대표(사진)는 “에스프레소는 이탈리아 사람들에겐 삶 그 자체”라며 “매일 마시기 부담 없는 가격에 팔아보고 싶었다”고 했다.

아메리카노에 밀렸던 에스프레소

에스프레소가 다시 뜨고 있다. 커피산업 고도 성장기에 카페에서 ‘하루 한 잔도 안 팔리는 메뉴’였던 에스프레소는 바리스타들이 낸 전문점, 고품질 원두를 사용하는 브랜드가 늘면서 다시 각광받고 있다. 식사 후 마셔도 포만감이 덜하다는 것도 강점이다.

에스프레소는 아메리카노와 카페라테 등 대중화된 커피 음료의 뿌리다. 유명한 바리스타들은 에스프레소 잘 뽑는 법부터 배운다.

이탈리아에서 120년 전 개발된 에스프레소는 지금도 유럽에선 주류다. 하지만 한국에선 비주류가 됐다. 1990년대 초부터 스타벅스가 미국식으로 변형한 메뉴에 밀렸다. 이후 스페셜티 커피 문화가 퍼지며 핸드드립 방식에 자리를 내줬다.

초창기 에스프레소는 강하게 볶거나 신선하지 않은 원두로 내려 쓴맛이 강했다. ‘설탕 없이 쓴맛에 먹는 것’이라는 잘못된 정보도 퍼졌다. 가격도 비쌌다. 컵 가득히 채워주는 아메리카노에 비해 에스프레소는 ‘가성비’가 떨어진다고 여겨졌다.

‘뉴 클래식 에스프레소’에 주목

커피업계는 최근 ‘뉴 클래식 에스프레소’라는 주제로 다시 에스프레소에 주목하고 있다. 카페에서 사용하는 전반적인 커피 원두의 품질이 올라간 게 가장 큰 배경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좋은 원두로 내린 에스프레소는 다른 어떤 커피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원두 본연의 맛을 균형 있게 구현한다”고 말했다.

정통 에스프레소는 7g의 커피에서 88~93도 사이의 뜨거운 물로 30초 이내에 30mL를 뽑아낸다. 길게 추출하는 룽고, 따뜻한 우유를 살짝 올린 ‘카페 마키아토’, 우유 거품을 풍성하게 올린 ‘카푸치노’, 휘핑크림을 올린 ‘에스프레소 콘파나’, 아이스크림에 에스프레소를 부은 ‘아포가토’ 등 파생된 메뉴도 많다.

“에스프레소만 팝니다” 전문 카페 등장

전문 카페도 늘고 있다. 국가대표 바리스타 최현선 대표는 지난해 말 서울 용산경찰서 인근에 ‘바마셀’을 열었다. 클래식 에스프레소와 다르게 산미가 살아있는 원두로 에스프레소를 내린다. 이탈리아의 에스프레소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임성은 바리스타는 이태원을 대표하는 카페 ‘헬카페로스터스’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 진출한 이탈리아 커피 브랜드들도 변화하고 있다. SPC그룹이 2002년 한국에 소개한 파스쿠찌는 지난해 8월부터 모든 매장에서 쓰는 원두를 이탈리아 오리지널 에스프레소 블렌드 ‘골든색’으로 바꿨다. 일리커피는 전국에 26곳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70년 역사의 이탈리아 커피 브랜드 타짜도로는 지난해 서울 서초동과 수원 동탄 등에 매장을 열었다.

‘신맛’ 대신 ‘구수한 맛’ 찾는 새 물결

에스프레소가 다시 주목받는 건 과일의 산미와 홍차의 향 등 스페셜티 커피 문화에 대한 피로감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소비자들이 견과류의 고소한 맛과 흑설탕의 달콤함이 섞인 균형 있는 맛을 다시 찾고 있다는 얘기다.

핵심 상권의 임차료가 오르고 비슷한 카페들이 출혈경쟁하는 상황에서 창업 부담이 덜한 에스프레소 카페가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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